Entangled(한국어로)


일러스트레이션: 
Sendy Kurniawan



Entangled

코트를 여미며, 막 내려 앉은 눈으로 덮힌 차도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내 시야에는 한동안 알고 지냈던 그녀의 크래프트맨 양식의 집이 있었다. 그녀는 어두웠던 시기에 나의 소망, 나의 모든 것이었다. 그 집의 문을 향한 길을 걷기 시작했을 때, 큰 창문을 통해 비춰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빛이 가던 길을 벗어나, 창으로 향하도록 초대했다. 

눈 아래 풀들이 자연스레 넘어지면서 내 발이 눈을 가볍게 눌렀다. 큰 창 앞에 멈춰서서 창안을 들여다 보았다. 화로와 그 곁에 놓여진 아늑해보이는 가죽 윙백 체어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놓여진 작은 탁자. 화로와 희미한 불빛의 스탠드 램프가 집안의 세상을 밝혀주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고 반색하며 기뻐했을 그녀를 상상해 보았다. 마음으로 그녀의 웃는 얼굴을 가까스로 상상해낼 수 있지만, 지금 이 집은 텅 비어있다. 잠깐 후에, 그녀가 부엌에 있는 식탁 주변에서 내 시야로 들어왔다. 내 눈은 그녀의 대한 모든 것, 쇠잔해보이는 그녀의 얼굴, 헝클어진 머리, 그녀가 들고 있는 술이 반쯤 담긴 하이볼 유리잔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나로부터 멀리 떨어진 윙백 체어에 그녀의 몸을 맡길 때 술잔에 술은 거의 엎지러질 뻔 했다.  그녀는 몸을  더 구부려 불을 바라봤다. 팔을 의자에 얹기 전에 옆 테이블에 유리 잔을 놓았다. 

희미한 노래가 내가 서있는 그 밤으로 새어 나왔다. 그 노래는 신디사이저가 만들어 낸 것처럼 초현실적이었다. 스타카토처럼 정확하게 끊어지는 듯한 박자가 반복되면서 음악은 점점 커졌다. 그녀의 얼굴이 텅 빈 것처럼 초점이 없어졌다. 나에게는 두려움이 몰려 오면서, 심장이 내 가슴을 마구 두드리는 것처럼 뛰었다. 무엇인가 잘 못되어 가고 있었다. 내 몸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머리가 떨어졌고, 나는 그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인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혼란스러움과 그 노래 뿐이었다. 내귀에 소리치고 있는 노래:Run

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왼팔이 내가 서있는 곳을 향해 강하게 떨렸을 때, 그리고 그녀가 들고 있던 잔이 그녀의 손에서 멀어져 공중위로 올라갔을 때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계속해서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잔이 깨지는 소리가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나는 창에 가까이 다가가 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나의 두꺼운 장갑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내가 입으로 뭔가 말을하는 것을 느꼈지만 들을 수 없었다. 오직 그 노래만 들렸다.  

그녀의 떨구어진 고개가 끝내 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거나, 듣고도 나에게 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 행동에 그녀가 어떤 반응도 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나는 멈췄다. 창을 두드리던 팔이 내려와 내 몸에 닿았고, 나는 계속해서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의 팔도 내려와 그녀의 몸에 닿았다.

마치 의자가 그녀를 일어서도록 도와주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는 수동적으로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고 의자 앞에 섰다. 잠시 후, 그녀의 힘없이 늘어진 몸은 한 방향으로, 또 반대 방향으로, 다운 비트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임은 이상하게도 정확했고, 거의 계산된 것 같았지만,  분명히 그녀에 의해 만들어지는 움직임은 아니었다 . 그녀의 몸이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오른쪽 어깨는 앞을 향했다. 그녀의 몸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계속 당겨지면서 그녀의 발은 끌리는 것 같았다. 그 노래의 가수는 계속 Go. 라고 외쳤고, 그녀의 머리는 각 음을 강조했다: 왼쪽, 오른쪽, 위, 아래로.

내가 어떤 감정이나 신체적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 당시 나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그 밤에 녹아 있었다. 내가 알아 차린 유일한 것은 내 호흡과 심장 박동이 그녀의 움직임, 그 노래와 함께였다는 것이다. 포기하거나, 포기하려는 생각 조차 멈추려는 것이 느껴졌고, 내 몸은 나에게 경고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눈물이 내 눈을 채웠고 눈 안에 있는 그녀가 흐릿해졌다. 그 노래가 사라지면서 나도 점점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그녀가 나를 바라 보는 것을 볼 수 없었지만 그녀의 시선이 내 위에 머무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녀의 모습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땅에 무겁게 떨어지기 전 잠시 동안 공중에 머물렀다. 나는 내 비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내 소리가 내 목에서 흘러 나왔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면서 내 손이 창을 쳤지만 내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내 손이 유리 창에 부딪히는 것을 보았다. 내 움직임은 리듬을 담고 있었다. 아무리 패턴을 바꾸려해도 늘 똑 같았다. 머릿속에서 그 노래의 박자를 들을 수 있었고, 영혼으로 느낄 수도 있었다. 내가 주저앉자 내 마음도 가슴으로 떨어졌다. 무릎을 꿇자, 눈이 녹아 바지 사이로 스며 들어 추위를 느꼈고, 으스스한 고요함이 나를 덮쳐 나는 추위에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아침이 왔을때, 아침 소리를 듣지 못했고 희미한 햇빛이 어둠을 거두는 것을 보지 못했다.


움직인 문이 삐걱 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는 아니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문쪽을 바라봤다. 내 얼굴이 갈라지고 찔렸다. 그녀가 반쯤 비어있는 유리잔을 손에 들고 서서 나를 부르는 것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나는 내 몸을 땅에서 밀어 올려 문을 향해 아픈 무릎과 다리로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아무말 없이, 단지 집에 들어갔고, 어떤 생각을 갖을 수 없을 정도로 내자신을 잃었다. 내 뒤로 문이 닫히는 소리와 희미한 음악 소리가 들렸다.


(로이 역자)


(Entangled in English will be posted in the Spring 2021 Issue of The Aurora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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